살아있는 시민학교
+ 세 번째 수업
2017년 5월 29일 월요일 저녁 7시-9시 30분
+ 키워드
의사소통 - 공감대화
5월 중순에 시작한 살아있는 시민학교 벌써 세 번째 수업이네요. 16명의 참여자들이 그 사이 훨씬 친해지고 이 공간이 편해진 것 같아요.
수업 시작 전 교실로 들어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에 작은 미소가 번져 있네요. 아무래도 월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주말에 다 풀지 못한
피로감도 보이네요. 그래도 수업이 시작하면 이리 저리 움직이는 몸, 마음, 머리 탓에 다시 기운이 생기는 듯 합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의사소통이 주제입니다.
첫 번째 활동으로 <이야기 전달하기>를 했습니다.
하나의 기사 내용을 글로 읽고 다음 사람에게 말로 전달하는 것이었지요. 첫 번째 사람만이 기사 내용을 글로 읽을 수 있고 나머지 3-4사람은
전 사람으로부터 듣고 전달을 해야만 합니다. 이야기가 전달될 수록 내용이 점점 줄기도 하고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최종 전달받은 내용을 모두 함께 확인해보니 단어가 바뀌기도 하고 주어가 바뀌어 내용이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일상의 경험을 반추해봤습니다. 처음 이야기가 왜 이렇게 달라지는 걸까요? 어떤 것이 영향을 주나요?
'사전 이해 정도, 경험, 주변 환경, 편견' 등의 이유들이 나왔습니다.
공동체나 크고 작은 사회에서 이야기를 사실 그대로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이야기가 원래 사실과 달라질 때 영향을 받게 되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업 중간 중간 활동이 진지해지거나 집중을 많이 하게 될 때 필요한 건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지요.
티타임을 갖고 두번째 본활동을 시작하기 전 '까르르' 웃어보고자 재미난 놀이를 하나 합니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는 놀이인데 술래가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뜁니다.
다시 꺄르르르 웃음이 터지네요.
의사소통에서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알아차리는 것은 중요한 연습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느낌과 욕구를 찾고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것을 돌보는 것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래서 느낌을 표현하는 연습을 좀 더 시도해보았습니다. 이번엔 말이 아닌 몸으로요.
'둥글다', '딱딱하다', '차갑다', '슬프다', '뾰족하다', '길다', '따뜻하다' 등등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상상력을 필요로 한 일이었습니다.
또 용기가 없이는 어려운 일이었지요.
은은한 불빛 아래 조심스레 표현을 시도했습니다.
조금씩 긴장이 풀리며 다양한 표현을 시도하기도 하고
옆 사람들의 동작을 힐끗 보기도 하며
내 몸이 말하는 언어들을 확인해보았지요.
마지막 활동은 공감대화 연습이었습니다.
내가 누군가 되어보는 것,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기분과 욕구를 찾아 마치 그 사람이 된 것처럼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내가 참 억울했던 상황이나 속상했던 상황'을 떠올려 그 때 있었던 일을 먼저 종이에 적었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뽑아, 행간 사이에 숨어있는 이야기조차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충분히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침내 다른 이의 입에서 나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내 마음을 다 아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네요.
(물론 조금 다르게 이해한 부분이나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되긴 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을 누군가 알아준다는 거 그것이 공감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