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시민학교
+ 여섯 번째 수업
2017년 6월 19일 월요일 저녁 2시간 30분 (총 150분)
+ 키워드
갈등이해, 갈등의 특성, 갈등해결의 요소
'살아있는 시민학교' 여섯번째 수업이 열렸습니다.
수업은 7시인데 진행자로 참여하는 딸기와 호수는 6시면 수업이 열리는 공간을 교실로 바꾸는 일을 합니다. 매주 함께 확인해보는 '추구하는 시도들' 종이를 붙이고, 의자를 원으로 둔 채 중앙에 꽃을 둡니다. 감사하게도 매주 월요일이면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에서 맛있는 간식도 준비해주시지요.
참여자들이 왔을 때 조금 안락하고 따뜻한 공간이길 바라면서 하나 하나씩 채워나갑니다.
배움의 공간에서 참여자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배움의 환경 조성에 있어 중요합니다. 작은 소품 하나가 마음을 열게 하기도 하지요.
여섯 번째 수업의 주제는 '갈등'입니다.
참여자들이 가진 갈등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확인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움직이는 액자'인데요.
한 사람이 원 안으로 들어가 갈등하면 떠오르는 장면이나 이미지를 몸으로 표현하고 정지된 동작으로 있습니다.
그럼 다음 순서의 사람이 들어가, 먼저 동작을 취하고 있는 사람의 동작에 추가된 동작을 통해 뭔가 연결된 이미지를 만듭니다.
마치 액자 속에 담겨진 사진처럼요.
그런데 주제가 갈등이다보니 떠오르는 장면은 있지만 그것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
또 연상작업을 통해 금새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다음으로는 갈등이 전환되는 상황을 액자 속 정지된 사진처럼 표현했습니다.
갈등상황보다는 마음이 가벼운채 사진 하나씩 장면을 완성합니다.
갈등 상황일 때와
갈등이 전환될 때의 사람들의 몸동작에 여러 차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갈등 상황일 때는
단절, 먼 거리 유지 높이의 고저 그리고 수직의 선 느낌이라면
갈등이 전환될 때는
가까운 거리, 연결, 수평적 높이, 그리고 곡선의 느낌이 나타났지요.
놀랍게도 공간을 채우는 전체 기운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갈등상황을 표현할 때는 전체 공기가 무거워졌다가 이어지는 전환의 상황을 통해
다시 가벼워지는 짧지만 강렬한 순간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몸으로 갈등을 표현할 때 실제처럼 위축되기도 하고,
정말 당사자가 앞에 있는 것처럼 내가 주로 보이는 방식이 몸에서 즉각적으로 표현된다는 것이
놀라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음 활동은 갈등의 상황 속으로 한 번 들어가보는 것입니다.
두 가지의 상황이 주어졌습니다.
두 줄로 마주 보고 서 있는 참여자들은 각 상황 속에서 갈등 당사자가 되었지요.
첫 번째 상황은 같은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인데 성향이 아주 다른 두 사람이었습니다.
계획적이고 꼼꼼한 A와 즉흥적이고 아이디어가 많은 B.
마감 당일 아침, 이미 다 결정한 계획을 뒤집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B에게 말문이 막힌 A
두 사람의 갈등이 고조되는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갈등이 고조되자 사람들의 몸도 점점 천장으로 올라가듯 높아지네요.
목소리도 올라가고 장작불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이 연상 됐습니다.
어느 순간, '정지'를 외치고 해결을 시도하는 쪽을 대화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몇 분 뒤, 모든 팀에서 갈등이 해결된 결과에 대해 모두에게 나누어졌습니다.
어떻게 해결되었냐고 하니 1) 상대의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해서 수긍이 됐다 2) 친절하고 생동감 있게 말을 걸어주어 그 생기를 나도 얻는 듯 했다
3) 나의 제안에 대해서는 그대로 유지하되 새로운 제안을 덧붙이기로 했다 4) 새로운 제안은 내가 일을 맡지는 않기로 해서 수용했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두번째 갈등 상황은
거리에서 이슈를 지지하는 문구가 써진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사람과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지나가는 행인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이미 겪은 참여자들이 있어서인지 굉장히 몰입한 채로 상황에서 연기를 펼쳤습니다.
전 상황처럼 중간에 '정지'를 외치고 갈등해결 시도를 요청했으나
자신에게 확고한 위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입장의 선 사람들을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해결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각 사람에게 느낌을 물으니 희망적이다, 답답하다, 슬프다, 만족스럽다 등 다양한 느낌이 혼재된 채로 상황이 종료 되었습니다.
두 상황을 연기한 다음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나와 다른 입장의 사람이 특히 신념체계가 다를 때 공감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그 사람이 충분히 되어보지 못했다.
- 실제에도 유사한 상황들이 있고, 그 때 잘 해결된 경험이 많지 않아서 이번 상황극에서도 유사한 감정이 들었다. 정말 해결될 수 있을까?
- 누군가의 찬찬히 설명하는 말투, 낮은 목소리로 다가오는 것을 보며 아 나도 한 번 저렇게 해봐야겠구나 싶었다.
마지막 활동으로 두 사람씩 짝궁이 되어 다음의 질문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내가 갈등을 해결하려고 했던 시도, 꼭 해결되지 않았더라도 내가 해본 아주 작은 시도 하나가 있다면?',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갈등을 잘 해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유는?'
그리고 그 대화에서 나온 것 중에 갈등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하나씩 종이에 적어보았지요.
'시간을 갖고 머물러 보기'
'회피 후 역지사지'
'옳고그름을 위해 용기를 내기'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 질문하기'
...
갈등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요.
연기를 하며 또 이야기를 나누며 그새 몸도 마음도 좀 긴장을 한 것 같습니다.
갈등을 엃힌 무언가라면 또 그것을 푸는 것을 시도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주에 이어서 갈등해결을 시도하는 연습이 또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