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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평화학교&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공동주최 살아있는 시민학교 2강 스케치

빛나는호수 0 5,569 2017.06.02 17:18

살아있는 시민학교

 

: 두 번째 수업: 의사소통 (듣고 말하기)

2017522일 월요일 저녁 7-9시 반

 

: 키워드 - 의사소통, 말하기, 듣기

 

살아있는 시민학교 두번째 수업이 열렸습니다.

오늘은 느낌단어를 활용해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활동으로 시작했어요.

원 중앙, 바닥에 깔린 다양한 느낌단어들이 새롭게 다가 왔지요. 

가장 자신이 잘 알 것 같은 자신의 기분이지만 막상 적절한 단어를 찾는 것은 또 쉽지 않네요.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데 익숙했지, 내가 이런 기분이야 하고 누군가에게 표현했던 것은 많지 않았던 건 아닐까 돌이켜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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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이 한 활동은 '살아있는 시민학교 과정을 통해 함께 추구하는 시도들'에 대한 확인과 수정 작업을 했습니다. 

하나의 문장을 각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하는 것도 신기하고 

우리들에게 좀 더 편안하고 와닿는 표현으로 바꿔보는 과정 자체가 배움이 되는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하나의 단어나 문장이 가진 서로 다른 이해를 모두 펼쳐놓고 거기에서 모두가 동의하는 이해를 추려가는 것은

굉장한 도전이고 모험이면서도 신뢰와 협력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었지요. 

 

모두가 집중해서 그 과정을 잘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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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수업의 주제가 의사소통인만큼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데 있어 중요한 알아차림인 '느낌'과 '욕구'에 친해지는 연습을 했습니다.

바닥에 깔린 다양한 욕구 단어들. 

와, 저게 인간이 지닌 보편적인 욕구 중에 하나였어?! 놀라움으로 만나게 되는 욕구들도 있었지요. 

욕구는 나에게 필요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 나에게 중요한 것이기도 하지요. 

표현 자체가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사실 욕구는 내 마음 속 보석과도 같은 것이에요. 

그 욕구를 잘 돌볼 때 나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지요. 

더 나아가 타인의 욕구까지 돌보고 존중할 수 있게 됩니다. 

조금 낯설긴 하지만, 짝궁에게 나에게 중요한 욕구를 소개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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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수업도 벌써 끝나가네요. 

온전히 집중해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

용기내어 나를 표현하는 것

모두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것

 

살아있는 시민학교에서 연습하는 하나 하나가 

일상에서 필요한 중요한 배움이라고 

한 참여자가 말했습니다. 

 

꼭 필요한 삶의 기술이지만 

정작 배울 기회는 많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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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가자의 소감으로 두번째 수업 이야기를 마무리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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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시간이었다.

 

나는 역시 오늘도 약간 지치고 피곤했다. 익숙한 얼굴들을 보았다. 

서로 눈인사.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지친 미소를 보이기도 하고 단 둘이 비밀스러운 표정으로 눈짓 하기도 한다. 

새롭게 함께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다. 낯설지만 궁금하고 기대됐다. 이곳에서 갖는 만남은 호의를 가지고 서로를 마주할 수 있는 것 같다. 

시민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랄까.

오늘 하루 나의 감정을 이야기 할 때 내 감정은 두려움이었지만, 두려움과 잘 마주하고 미션(?)을 잘 수행하고 와서 그런지 웃으면서 이야기 했고 잘 접어서 담아두었다. 대신 새로 만난 이들의 감정이 오히려 내 마음 속에서 몰아쳤다. 누군가는 답답해 하고 누군가는 울컥하다고 했다. 

‘넌 그래? 난 이래.’ 를 하면서 우는 시늉을 하는 정직한 관계님을 보고 마음이 쿵! 했다. 내가 지난 주 크게 울고 슬퍼했던 모습이 생각났다. 그래서 정직한 관계님에게 짝꿍을 하자고 했다. 마음 속에 어떤 소중한 유리 구슬들이 있을까? 불어 오는 바람에 어떤 아픔과 힘듦이 있었을까? 최선을 다해 얼굴을 보고 마음을 들어주고 싶었다. 5분간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피어 오르는 질문들과 목까지 차오른 ‘나도 그래!’를 억누르느라 혼났다. 그렇게 잘 참아낸 덕에 귀한 이야기를 마음에 심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내 욕구를 이야기 할 때, 나의 도전과 도전에 대한 지지, 그리고 생존과 삶 사이의 간극을 이야기했다. 

상황이 변하고 마음이 변했대도 너무 아프고 힘든 이야기인데도 저번처럼 울지 않았다.

바람 잦은 마음도 친구를 만나 손을 내밀고자 하면 견뎌 지는것 같다. 

물 속에서 수면을 향해 내달릴 때, 빛이 통과해 비추는 모양이 상처같다고 누군가 말했다. 

바로 이런 순간이겠지. 

곧 숨이 트이기 직전, 상처같은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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