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교육

군산 평화 기행

저희 센터 사무국장이 될 이성준씨가, 군산 평화활동가 대회에 다녀온 후기 입니다. 

 

 2019 평화활동가대회 × 2030 평화비전 심포지엄

다시 모으는 평화의 바람

2019.11.15.(금)~17.(일) / 군산청소년수련원, 전북 군산 일대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내린 군산공항. 마중 나온 딸기님 차를 타고 함께 온 민규씨와 에밀리와 함께 대회장소인 군산청소년수련원에 도착했다. 준비팀이 한창 행사준비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준비 작업에 함께한 후 점심식사를 하고나니 주변의 붉게 물든 단풍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머물고 있는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있으니 사람들이 하나둘 도착하고 60여명의 참가자들이 행사장을 채워갔다. 서로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저마다의 참여 동기와 이 행사에 각자가 기여할 수 있는 바를 나누는 시간으로 프로그램-세션(1)⓵-이 시작됐다. 각지에서 활동하는 여러 사람들과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사례와 답답한 마음을 나누고, 각자의 역량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나또한 권유로 참가하게 됐지만 이 행사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을 다짐했다.

 

문정현 신부님은 “요새 젊은이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들어보고 싶다”며 짧은 소감을 밝히셨고, 이 행사를 기획하신 오두희님(평화바람 활동가)은 20년 전에 한국에 미국의 대중국 전초기지가 형성될 것을 우려했었는데 지금 실재로 강정에서, 군산에서, 성주에서, 오키나와에서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의 평화활동의 지평이 훨씬 넓어졌다”고 하시며 더불어 “어떻게 하면 현장과 정책, (평화)교육이 어우러질 것인가를 절박하게 바라보고 서로의 답답함을 모아 앞으로의 10년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오리엔테이션 행사-세션(1)⓶-로 이용석님(전쟁없는세상 활동가)의 진행으로 한국평화운동의 흐름을 ‘시간지도 그리기’ 작업을 통해 알아보았다. 한 캠페인이 어떤 캠페인에 영향을 받았고, 또 어떤 캠페인에 영향을 주었는지, 어떤 흐름과 특성이 있는지, 교차하는 어떤 흐름이 있는지 등을 찾아보는 작업(예: 매향리-대추리-소성리, 제주해군지기-제2공항)을 했다. 제주지역 문제 외에 다양한 과거와 현재의 현안들은 간간히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던 나로서는 처음 접하거나 배경지식의 한계로 이해가 더딘 활동들이 많았다. 관심과 시각의 폭을 넓혀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흐름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새롭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세션(2)으로 들어가서는 이태호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의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체제라는 주제에서 여러 의제들을 둘러싼 상반되는 입장들을 통해 나눠지는 생각과 우려, 방안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 

- 패권이 쟁점일 때 역사적 경험 상 전쟁이 일어났다.

- 안중근 의사는 대한의 독립뿐만이 아닌 아시아의 평화를 주장했다.

- 북한의 GDP(국민총생산액)보다 한국 국방비가 더 많다. 위협적인 측면으로 보면 오히려 남한이 북한에 위협적인 면이 크다.

- 분한은 군사력으로만은 대응을 할 수 없으니 핵으로 해결하려하는 것이다.  

- 미국은 북한을 위협국가가 아닌 불량국가로 표현하며 “언제든 공격할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한다. 이 표현은 ‘국민’도 공격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이다.

- 한국은 최근 들어 안보 프레임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새로운 사회적 합의로 북한을 바라보    는 시각이 필요하다.

- 유렵 500년 문명이 끝나가고 있다. 이제 아시아태평양(또는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아시아회귀의 씽크탱크○○○>

- 유럽의 과거는 아시아의 미래가 될 것이다. >> 번영도 있겠지만 전쟁도 있을 것이다. 그 전쟁은 100년 동안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한반도일 가능성이 크다.

- 무력(군사력)이 아닌 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 “전후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발제가 끝나고 참가자 제안 중에, 일본의 평화운동은 3000천만인 서명을 받았고, 세월호는 1000만인 서명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2020년에는 700만 명을 목표로 “전쟁은 끝났다”선언을 하면 어떨까요? <3월 1일의 밤 (돌베개, 2019)>란 책에 보면, 3.1운동을 ‘언어의 사건’으로 칭하고 “3.1운동에서는 선언서와 격문을 제작하고 지하신문을 운반하는 일이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선언’은 “오지 않은, 그러나 와야 할 미래를 당겨쓰는 언어적 양식”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함성~]

 

다음 날 여는 세션(3)은 필드트립으로 사라진 하제마을 탐방이었다. 공군기지 정문 앞(우리를 의식했는지 기지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에서 군산비행장 피해대책위원장님의 연대발언과 함께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바라는 호소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하제마을로 이동했다. 

군산 앞바다의 중심 포구였던 하제(下梯)는 난개발과 군사주의에 의한 공동체 파괴의 본보기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바다가 막히고, 갯벌이 썩어갔고, 미군의 전쟁연습에 포탄이 쏟아지고, 전투기 굉음이 진동했다. 연안어업이 고사된 뒤 위험과 소음에 지쳐간 주민들은 결국 탄약고 안전거리를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천년 하제를 이어온 삶의 터전에서 내쫓겼다. 마을이 있던 자리는 흙밭과 잡초만이 무성하게 남아있었다. 상제는 일제 강점기에 가미가제 훈련장으로, 중제는 미군정시기 미공군기지로 강탈당했고, 남아있던 하제마저 지금 사라져가고 있다.

주민이 떠난 자리에 오랜 세월 마을사람들을 지켜보았던 600년 세월을 품은 커다란 팽나무가 있다. 그러나 지금 팽나무가 서 있는 땅을 국방부가 사들였고, 그 가장자리로 미군의 철조망이 놓여있다. 새만금의 갯벌처럼 깎이고 잘려나갈지 모르는 일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마을주민이셨던 김희자, 최경순 할머니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새만금 개발 때문에 객지에 나가 살게 됐지만 늘 고향이 그리워. 옛날엔 노랑조개 따다 생계도 마련하고 살기 괜찮았어. 게들도 1000원 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족했던 동네였지. 하지만 부대가 들어오면서 소음으로 전화통화도 어려웠어. 학생들도 공부를 할 수가 없었고... 객지도 우리 땅이지만 떠나보니 그래도 고향이 그리워. 팽나무도 이제 보니 새롭게 느껴지고.., 나무 밑에서 기도도 올리고 솔방울 주워다 불도 때고 했었지. 이 나무도 우리가 가꾸고 보존해서 지금까지 남아있는거야.”      

증언을 듣고 나서 이형주님(미디어로 행동하라)의 ‘나무의 키만큼 뿌리가 땅 속에 있다’라는 노래와 함께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함께 느껴보았다.

이어서 오동필님(천년하제팽나무지키기 시민활동가)은 600년된 나무는 전라남도에 2곳뿐으로 희소성도 있고 마을차원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하시며 얼마 전 <하제마을사진전>을 하면서 나무지키기 활동을 하고 있는데, “들리는 것과 가서 보는 체험은 다르더군요. 꾸준히 찾고 기억합시다! 내년에는 울타리를 쳐서 못 올 수도 있기 때문에...”라며 심정을 밝히셨다. 강정에서의 상황과 어쩌면 너무도 닮아있는 듯 하여 잠시 큰 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대회장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다음 세션(4)으로 군사동맹 없는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주제로  

- 임윤경님(평택평화센터 사무국장)의 평택미군기지 현황 현장 보고[1],

- 강현욱 교무(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의 사드 반대 투쟁 현장 보고[2],

- 홍기룡님(제주평화인권센터 대표)의 제주 제2공항 반대 투쟁 현장 보고[3]와

- 박석진님(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상임활동가)의 동맹현안과 대응과제 발제가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어지는 세션(5)으로 핵위협이 없는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주제로 

- 정욱식님(평화네트워크 대표)의 동북아 비핵지대

- 이헌석님(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 본부장)의 반핵운동과 탈핵운동의 만남에 대한 강연을 듣고 전체 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저녁식사 후 둘째 날 마지막 세션(6)인 군비축소와 탈군사화를 주제로 5개 모둠으로 나누어 각각의 주제에 대해 알아보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프로그램이 마무리되었다. 

- 탈분단과 탈군사화(이대훈 피스모모 평화교육연구소 소장)

- 한국의 군비 증강(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

- 전세계 군비 흐름(최하늬 피스모모 연구기획팀장)

- 탈군사화 관점에서 병역거부(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이날 뒤풀이로 대회장 밖으로 나가(청소년수련원이라 건물 내 음주금지) 음주가무^^로 각자 현장에서의 긴장과 답답함, 목마름을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시간을 가졌다. 예전 강정에서 활동가들이 춤과 노래로 삭막한 현장에서 국가권력과 맞서던 기억이 살아났다. 멋지고 자유로운 몸짓들이었다. 

 

마지막 날 세션(7)은 평화운동의 과제에서는 모둠별 각 주제별로 나눠 금번 대회의 주제이기도한 평화비전을 제시하는 작업을 하였다. 전년도와 달리 참가한 활동가의 세대층이 많이 내려간 현상이 눈에 띄었던 만큼 다양한 그 영역 또한 한층 넓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종전선언 및 한반도비핵화와 기후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젠더문제, 성평등과 관련된 비전들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23일간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각자의 현장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평소 가까이 접해보지 못한 과거와 현재의 활동들을 현장에 계신 분들, 연구하시는 분들을 통해 직접 듣고 연결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지만, 좀 더 많은 분들과 개인적 인사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적극적인 연대의 인사를 청할 수 있는 배짱을 길러야할 과제 하나가 더 생긴 듯 하다.^^*

                                                                                                                                                                                                                                                                   -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스텝 이성준(미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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