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1일 수요일 [(홍)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 강정생명평화미사 -
강론 : 강우일 주교님(녹취록)
찬미 예수님.
오늘 마태오 복음사가의 축일입니다. 세리였던 마태오에게 예수님께서 찾아오셔서 "나를 따라라." 하고 초대해 주셨습니다. 이 초대는 '놀라운 초대'입니다. '세리'라는 직업은 유다인들에게서 세금을 걷어 침략자인, 지배자인 로마제국의 바치면서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 민족적인 죄인으로 낙인 찍힌 그런 직업이었습니다. 마태오가 특별히 회개를 했거나 세리라는 직업을 버리지도 않았는데 예수님은 그를 찾아 주시고 당신의 제자로 초대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시대의 유다인들 모두가 손가락질하고 경원하는 기피인물인 마태오를 제자로 초대해 주신 것입니다. 얼마나 파격적인 방문이고 은혜로운 초대입니까!?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하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일어나 (즉시) 그분을 따랐다.' ! '일어나' 라는 그 표현이 굉장히 의미심장합니다. 자신의 그늘진 인생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던 자세를 용감히 떨쳐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일어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따랐다' 하면 될텐데 굳이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고 표현한 것은 마태오 자신이 그동안 많은 갈등과 심적인 고뇌를 간직하면서도 그 세리 짓을 그만두지 못하고 안주하면서 살아왔지만 예수님께서 몸소 찾아 주시고 그 파격적인 방문과 초대를 해주시니 그는 용기를 내어 지금까지 탈피하지 못하던 그 부끄러운 삶을 박차고 일어나 새로운 길을 떠난다는 그런 의미의 '일어나' 라는 그 표현이 사용된 것입니다. 마태오의 이러한 회심과 변신의 용기는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 마태오와 대조되는 것이 바리사이 사람들, 율법학자들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과 제자들이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한 식탁에서 먹고 마시는 것을 보고서 시비를 걸었습니다. '어찌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냐' 하고 따집니다. 그들이 죄인이라고 지적한 사람들은 율법 규범을 공공연하게 어기는 그런 삶을 사는 세리들 아니면 안식일 율법을 지킬 형편도 못되는 노동자들 아니면 몸을 팔아야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여성들, 전과자들.. 직업적으로 죄인의 신분으로 살아가면서 낙인이 찍혀버린 사람들을 가리켜 바리사이들은 (그들을) 죄인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오늘날로 따지면.. 글쎄요. 조폭이라고 할까.. 윤락여성, 각종 전과자들에 해당되는 말일겁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이 소외시키고, 차별하고, 사람 취급 안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다가가셔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선포하시고, 그들을 가까이 하셔서 함께 식사를 나누시고 또 제자로 초대하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에 대해서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은 사사건건 트집 잡고, 비판하고, 반대하고, 욕하고, 성토하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로 초대하시는 사람은 소위 이 세상에서 의롭게 사는 사람들, 자신의 능력과 업적으로 하느님께 나아가기에 합당한 공로를 쌓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자기 스스로 모범적인 삶을 살아서 제자 자격을 얻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자기 스스로 죄인임을 인정하는 사람, 자기도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이 결격 인생임을 아는 사람들, 다른 죄인에게 자비와 연민을 가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예수님 제자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희생제물을 많이 봉헌하는 사람보다 다른 형제를 불쌍히 여기고 자비를 베풀 줄 아는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로 초대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하셨습니다.
저는 요즘 청개구리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엄마 개구리가 하는 말을 꼭 반대로만 하던 아들 개구리 이야기입니다. 엄마 개구리가 항상 엉뚱한 짓만 하는 아들이 염려가 되어서 아들에게 내가 죽으면 산이 아니라 강가에 묻어 달라고 했더니 아들 개구리는 엄마가 죽은 다음에야 정신이 번쩍 나서 마지막 엄마 말은 따라야지 하고 생각한 끝에 엄마를 강가에 묻었습니다. 그러나 비가 오자 엄마 개구리(무덤)은 떠내려가고 말았고 그래서 아들 개구리는 비만 오면 개굴..하면서 슬피 울었답니다. 이번 정권은 청개구리처럼 지난 정부가 했던 것은 뭐든지 꼭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물 흐름이 차단되어서 녹조가 심각해진 강물을 정화하려고 지난 정부가 보를 텄더니 이 여러 곳에서 생태계가 살아나고 새들과 물고기들이 돌아 왔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다시 4대강 보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적인 추세에 발 맞춰서 지난 정부는 끊임없이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어 내는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정부는 그 원전을 녹색에너지 라고 선언하고 다시 원전을 늘려 가겠다고 합니다. 경제정책도, 노동정책도, 복지정책도 모두 지난 정부의 반대로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정부에 협력해서 일한 사람들에게 하나 씩 하나 씩 보복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 같습니다. 권력의 중심부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좀 더 정신 차리고 좀 더 스스로를 돌아보고 청개구리처럼 후회하면서 개굴 개굴 개굴 하면서 울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군사기지 없는 비무장 평화의 섬 제주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싸음 5606일
[강정생명평화미사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