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님 강정생명평화미사(4월)부활3주간 수요일 2026.4.22. 강정
사도 8,1-8 요한 6,35-40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다.’라고 하신다. 예수님은 자기 뜻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voluntas, thele-ma)을 살기 위해 오신 분이다. 자신을 온전히 비우고 아버지의 뜻을 사는 것이야 말로 예수님의 삶의 목표요 보람이었다. 인간이 자기가 원하는 것, 자기 뜻에 집착하고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한 그 안에 하느님이 들어서실 자리가 없다. 예수님은 자신을 온전히 비우셨기 때문에 생명이신 하느님께서 그 안에 들어와 사셨다. 예수님은 당신 안에 생명이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계셨기에 그 생명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신다.
오늘 첫째 독서에 나오는 사울과 유다인 지도자들은 자기 나름대로 해야 할 일을 열성적으로 하는 사람들이었으나 모두 자기 고정관념, 자기 사상, 자기 신념, 자기가 살아온 방식에 사로잡혀 있었기에 예수님 제자들을 다 찾아내어 끌어다 옥에 처넣고 박해하면서도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살았다. 초대교회가 겪었던 제일 큰 어려움도 유다인 출신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출신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서로가 살아온 방식과 관념이 달라서 일치하기가 쉽지 않았던 점이다. 유다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은 자기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율법적 관행에 따라 이방인에서 예수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사람들도 다른 유대인들처럼 할례를 받고, 안식일 율법을 지키고 율법 규범을 따라야 한다고 고집하고 압박하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율법에 열심이었던 바오로는 바로 그 율법의 포로가 되어 자신이 생명이신 예수님을 저주하고 그 제자들을 박해하고 있었음을 처절히 후회하고 뉘우치고 회개하며 율법 규범으로는 우리가 세상의 죄악을 이기지 못한다고 강하게 소리를 높였다.
바오로 사도는 유대인들이 2천 년 동안 모세의 율법을 지키는 것으로 구원받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코 하느님 대전에서 의로움을 인정받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율법으로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다면 메시아이신 예수님께서 굳이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실 필요도 없었고, 십자가 죽음을 당하실 필요도 없었다고 강변하였다. 율법을 지키는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예수님께서 오셔서 모든 인간들을 사랑으로 품어 안으시고 그 죄를 용서하시며 모든 죄인들을 대신하여 당신 자신을 십자가에서 속죄의 제물로 봉헌하셨고 이 예수님의 속죄의 제물 덕분에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 모두의 잘못과 불의를 전부 탕감해 주셨다고 가르치셨다.
지금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의 전쟁 때문에 온 세계가 비상이 걸려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었기 때문에 전 세계 유가가 크게 오르고 기름 값이 오르니 상품 생산 과정에서 모든 상품의 단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사회 전반의 모든 물가가 다 올라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란이 자기들 말을 듣지 않고 원자력 발전소에서 계속 우라늄 농축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결국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되고 그건 세계의 질서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란을 공격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 기구 IAEA에서이란이 핵무기를 생산하려고 작업을 진행한 증거가 없다고 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 중에도 이란이 핵무기 생산에 돌입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고 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일으킬 때에도 이라크가 치명적인 무기 개발에 나섰기 때문에 그걸 저지하기 위해 이라크를 공격한다고 했지만, 전쟁 끝난 후에 이라크 어디서도 핵무기나 치명적인 살상 무기를 개발한 아무런 근거를 찾지 못했다. 최근 미국이 군대를 동원하여 대통령 부부를 납치한 베네주엘라도 그렇고 이란도 그렇고 그 전의 이라크도 그렇고 미국이 자국 군대를 파병한 실제적인 이유는 세계 정치평론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그곳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려는 속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국의 경제적 이유 때문에 다른 주권 국가에 자국 군대를 파병하여 무력 침공을 하고 전쟁을 감행하는 행위는 결코 국제법이나 윤리적으로나 결코 용납될 수 없고 정당화될 수도 없다.
어제 뉴스를 보니 미국의 재향군인회 회원들 수십 명이 미국 국회 의사당 로비에 집합하여 지금 미국이 벌이고 있는 전쟁은 절대로 정당하지 못하다고 강하게 규탄하고 하원의장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보기에 여러 해 전에 강정을 방문하고 해군기지건설 반대를 외치던 우리에게 공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던 평화를 위한 재향군인회 회원들인 것 같다. 그들은 미국회의사당 입구 로비에 서서 자신들은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이고 전쟁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이런 전쟁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한 사람씩 경찰에 연행되면서도 그들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전쟁 중단하라고 큰 소리로 부르짖고 있었다.
얼마 전 아프리카를 순방하신 레오 교종은 16일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를 가져다 대는 지도자들을 겨누어 “평화를 이루는 이에게는 복이 있으나, 자신의 군사, 경제, 정치적 이익을 위해 종교와 하느님의 이름을 악용해 신성한 것을 어둠과 오물 속에 끌어들이는 자들에게 화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종은 “전쟁의 달인들”이 살육과 파괴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고 비판하며, 아프리카 대륙에서 자원을 약탈하는 사람들이 그 돈으로 무기를 만들어 “불안정과 죽음의 악순환”을 자아낸다고 경고했다. 교종은“몇 안 되는 폭군들에 의해 온 세상이 파괴되고 있다”며 “진정한 회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나 중동의 전쟁이나 모두 권력자들이 자기들의 이익과 기득권과 영광을 위해 전 세계를 재앙으로 끌어들인 폭력과 횡포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이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한 줌도 안 되는 폭군들의 오만한 행패를 주님께서 끝내주시도록 한마음으로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