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환경오염 실태점검을 위해 카약을 타고 제주해군기지 안으로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경찰관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7년 만에 무죄를 확정받았다.구체적인 범죄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출항하려는 카약을 원천봉쇄한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어 이를 방해했더라도 공무집행 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다.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정마을 회장 조경철(59) 씨 등 6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관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가 눈앞에서 막 이뤄지려고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이고, 당장 제지하지 않으면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절박한 상황일 때만 적법하게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조씨 등 6명은 2012년 2월 27일 강정마을 포구에서 카약을 타고 제주해군기지 부지 내 속칭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려던 경찰을 방해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제주해군기지사업단은 외부인의 무단출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안선 1.53㎞ 구간에 약 8천만원을 들여 2중으로 윤형철조망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서귀포경찰서장은 이 공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카약을 타고 출항하는 강정포구 주변으로 경찰 기동대 등 경찰관을 배치해 해당 지역을 원천봉쇄조치 했다. 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뒤인 2012년 4월 12일께 강정포구 앞바다는 '수상레저활동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재판에서는 경찰의 강정포구 원천봉쇄조치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근거한 행정상 즉시강제로서 적법한지가 쟁점이 됐다.1·2심은 "당시 상황이 피고인들을 제지하지 않으면 곧 인명과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치는 등 절박한 상태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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