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미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는 즉시 평화의 섬 제주를 떠나라!

센터알리미 0 1,294 2023.07.25 15:21

미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는 즉시 평화의 섬 제주를 떠나라!

 

 

미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SSN-760,로스앤젤레스급, 6,000톤)가 7월 24일 이른바 “작전 임무 중 군수 적재” 라는 명분으로 입항하였다. 제주해군기지에 미핵잠수함이 방문한 것은 2017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 이다. 작년 9월 동해 공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일 연합 대잠수함 훈련에 참가한 바 있는 미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은7월 18일-21일 미전략핵잠수함 켄터키(SSBN-737, 오하이오급, 18,000 톤)의 부산 기지 방문 후 3일 만에 일어난 것이다. 호위급인 미핵추진잠수함의 해군기지 입항은 전략핵잠수함이 제주 남방 해상 등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전략핵잠수함 켄터키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의 1600여배의 위력을 갖고 있음이 보도된 바 있다. 

 

핵잠수함은 설사 핵무기를 싣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고로 냉각수 유출이나 폭발 시 방사능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 위험한 대량살상무기로 간주되어야 한다. 

2008년 미 핵잠수함 휴스턴이 방사능을 유출한 상태에서 사세보, 요코스카, 오키나와를 기항한 사례도 있듯, 핵잠수함의 입항 그 자체가 지역민의 안전을 심대히 위협한다. 

 

제주도민은 더구나 2017년과 2018년 각각 제주에 핵잠수함이나 핵항공모함이 들어왔을 때 이 군함들의 쓰레기와 오염수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가능한 방사능 사고로부터 중앙정부와 도 자치 기관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들은 바가 없다. 아니, 중앙 및 도 정부는 지역민들을 보호한 아무런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똑똑히 목격한 바 있다. 

 

위협받는 것은 평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 핵잠수함을 받아들이는 제주해군기지는 명목상으로만 한국 기지 일뿐 미국의 패권 전략을 위해 철저히 복속하는 곳이다. 

 

해군은 "아나폴리스함 입항을 계기로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고,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교류 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 해 3월 해본정작참모부 작전과장은 2023년 제주해군기지에 입출항 예정인 외국 군함이 있을 지 여부에 대한 시민의 질의에 ‘없음’이라 답변한 바 있다. ‘입출항 예정인 외국 군함 없음'이라는 국방부의 국회 제출 자료가 무색하게 아나폴리스가 제주해군기지를 입항한 것에 대해 국방부는 제출한 자료(2023년 3월 16일 자 사본 첨부)가 의도적인 거짓 자료인지, 국방부가 외국 군함 입항 계획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는 것인지 즉각 해명이 필요하다. 또한 2월 말 입출항한 라파엘 페랄타 함과 설사 입항 여부가 뚜렷하지 않다 하더라도 5월 말 아태순환훈련 당시 제주 동남방 해상에서 훈련한 미국의 밀리우스함, 일본의 하마기리함, 호주의 안작함 등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작전권 종속으로 미국에 묶여있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실질적으로 미국의 전초 기지인 제주해군기지가 폐쇄되지 않는 한 지역민의 안전과 평화, 환경은 계속 유린되고 위협받고 위험에 처할 것이다. 

 

우리는 미핵잠수함의 입항을 결코 환영하지 않으며 미 핵잠수함 아나폴리스가 즉시 제주를 나갈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 한미 해군이 말하는 연합방위 태세는 허울 좋은 말 일뿐, 실제로는 전쟁 훈련과 무력 위협을 위한 것이다. 이는 무력과 무력 위협 사용을 금지 하는 유엔 헌장 2조 4항을 위반한다. 이번 7월, 부산과 제주에 각각 들어온  미 핵잠수함들은 올해 4월 26일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과 연결되어 있다. 북한에 대한 이른바 확장 억제 강화 정책 및 미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표방한 이 선언은 70년 째 지속되고 있는 한국 전쟁을 종식 시키기 위한 모든 평화적 노력을 조롱한다. ‘억제’ 라는 말은 유사시 핵 무기 사용을 의미함에 다름 아니다. 

 

적대적 관계 종식과 단계적 군축을 선언한 2018년 판문점 선언 및 9.19 남북 군사 합의는 방기 되고 있다. 7월 20일 북한은 미 전략핵잠수함의 부산 입항과 관련,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고 말하는가 하면 7월 22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한반도는 어떤 전조도 없이 수일 내에 미국이 전쟁 상태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한미 정상이 북한이 핵 공격을 하면 정권의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 노골적으로 말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고 있다. 무력사용 위협은 상대방의 무력사용 위협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올뿐이다. 이른바 ‘힘에 의한 평화’논지가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미 패권을 위한 최전선인 제주도는 이러한 전쟁 추동 발언이 가져올 많은 희생을 심대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미 핵잠의 한국 기지 방문은 북한 외에도 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다. 최근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노골적으로 미국 국방부가 자국 전략핵잠수함을 40여년 만에 한국에 보낸 것은 북한 도발 외에도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세를 억제하기 위해서였다고 공개 발언한 바 있다. 한국이 미국의 대 중국 전초 기지임을 명료하게 시인하는 발언이다. 최근 나토 정상회의는 대 중국 견제를 노골적으로 언급하였고 이 회의에 참석한 대통령 윤석열은 초연결 시대에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따로 있지 않다고 하였다. 이 안보는 누구를 위한 안보인가? 제국주의적 패권을 위한 군사동맹의 초연결 시대는 평화를 위협하고 민중 복지와 기후 위기 대응이란 인류의 절박한 과제를 방기한다. 여기에는 불필요한 군비경쟁과 무기 회사의 이윤 증가만이 있을 뿐이다. 핵전쟁으로 종말을 향해 달려가는 어두운 미래가 있을 뿐이다. 

 

 

제주는 비핵 비무장평화의 섬이다! 우리는 강력히 요구한다!

 

평화의 섬 제주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미 핵잠수함 아나폴리스는 당장 제주를 떠나라!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 폐쇄하라!

한국(남한),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그리고 나토 가입국들은 핵 및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유엔핵무기금지조약에 즉각 가입하라!

 

2023년 7월 25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미핵잠수함 아나폴리스의 즉각 출항과 제주해군기지 폐쇄를 요구하는 사람들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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