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30일 제주도청을 항의 방문한 강정 주민들이 해군의 구상금 청구 소송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문재인 정부의 강정 구상금 소송 철회 공약이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이미 숨진 사람들에게까지 구상금 소송 관련 변론기일통지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3월 강정마을 주민들과 활동가, 시민사회단체 등 120여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오는 8월 11일로 첫 재판 기일이 잡혀 있다.
문제는 법원이 지난 7월 7일자로 변론기일통지서를 보낸 소송 당사자들 중에는 이미 숨진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제주>가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사건 관련 진행내용을 확인한 결과, 지난 5월 4일 지병으로 숨진 평화운동가 故 권술용씨와 6월 27일 세상을 떠난 故 김동도 전 노동당 제주도당 위원장 등 사망자 2명에게 변론기일통지서가 송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故 권술용씨 유족들에게는 최근 변론기일통지서가 전달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여기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유족들에게 변론기일통지서가 전달된 것이 단순히 숨진 당사자들에 대한 사망 처리가 행정적으로 늦어진 것만으로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재판 결과 소송이 제기된 고인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면 유족들이 그 배상책임을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유족들은 상속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상속을 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강정마을회 조경철 회장은 “단순히 문재인 정부가 강정마을 주민들을 사면해주고 구상권 소송을 철회하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진상 조사를 통해 애초 입지 선정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와 불법적인 공사 강행 등에 대한 책임 등이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고 진상조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