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누구를 위한 '상생화합' 인가?

센터알리미 0 2,865 2021.05.27 14:58

오는 5월31일, 강정 크루즈터미널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 강정마을회가 '상생화합 공동선언식'을 개최한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원희룡 제주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청와대와 중앙부처 관계자, 위성곤 국회의원, 강정마을 주민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음 링크 참조--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329729

 

'상생'은 가해자(들)와 피해자(들)가 서로 화해하여 공존하면서 살아가는것이 아닌가? 최대 피해자(들)와 최대 가해자(들)이 양쪽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강정마을회가 진정 최대 피해자(들)라고 할 수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 

 

이에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오늘(5.26) 아래와 같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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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주민 부관참시하는 상생화합 공동선언식 중단하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지역구 의원 위성곤은 국가차원 진상조사에 앞장서라!

  

어제, 언론을 통해 31일 제주도지사 원희룡과 도의장 좌남수, 그리고 청와대와 중앙부처 관계자, 국회의원 위성곤이 강정마을회와 강정 크루즈터미널에서 ‘상생화합 공동선언식’을 개최한다고 보도가 되었다.

 

그리고 같은 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이하 반대주민회라 칭한다) 회장 강동균에게 등기우편으로 이 행사에 참석을 알리는 초대장이 도착했다고 한다.

 

청와대와 중앙부처, 지역구 국회의원, 제주도와 도의회까지 움직일 정도의 협의가 이루어지려면 적어도 2~3개월의 시일이 소요될 일임에도, 지난 14여 년간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여온 주민들에게는 단 한 번의 논의도 협의 과정도 없이 이루어진 점과, 달랑 우편물 한 통으로 통보해 온 점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진실로 사과할 의사가 있기나 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과할 대상조차 모르면서 사과하겠다는 원희룡 도시사와 좌남수 도의장은 그 사과의 의미부터 되짚어봐야 하는 건 아닌가 한다.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결과와 절대보전지역 해제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모두 반대주민회가 아닌 현 강정마을회가 무슨 자격으로 대신 사과를 받을 수 있겠는가.

 

위성곤 의원에게 묻는다. 지난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과 국제관함식을 통해 마을공동체가 산산이 부서져 나갈 땐 침묵하다가 어째서 이런 일에는 나서는가?

 

또한, 언론보도대로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면, 사과부터 할 것이 아니라 보고서의 권고대로 국가차원의 진상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청와대와 중앙부처, 제주도, 제주도의회, 지역구 국회의뭔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나섰어야 옳다. 진실을 드러내는 일에는 모두가 외면하고 있다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에만 모두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어떤 도민이 그대들을 진실하다 할 것인가!

 

5월 31일 상생화합 공동선언식 이후 6월 3일, 도의회는 상생협약 체결 동의안 채택을 의결한다고 한다. 서귀포 시민의 생명수인 강정천을 파괴하는 제주해군기지 진입도로 사업이 공동체회복 사업으로 둔갑한 지역발전계획을 의회가 승인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참으로 암담한 미래가 아닐 수 없다.

 

정히 사과를 하여야 한다면, 국가차원의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사과하면 될 일을 지역발전계획이라는 허명의 보상약속을 미끼로 상생협약을 체결하려는 것이야말로 강정마을을 제주해군기지 부속마을로 만들려는 수작이 아니라고 어찌 장담하겠는가.

 

그리고 또 한 가지 의문이 있다. 하필 어째서 지금인가?

 

지난 2년간의 지난한 협상과정을 통해 제2공항 추진여부를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짓겠다 했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뒤집은 원희룡 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지사직을 내려놓겠다는 7월을 한 달 앞두고 어째서 이런 행보를 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전에는 강정마을을 반면교사 삼아 국책사업을 반대하면 수많은 형사처벌과 구상권 청구같은 불이익을 당한다는 이미지로 지역여론을 흔들더니, 이제는 국책사업을 반대해도 사업은 진행되고, 후에 보상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볼모 정책으로 또 다른 반면교사의 케이스를 만들려 하는가!

 

그 어떤 이유에서도 더 이상 강정마을을 정치적 셈법에 동원하거나 이용하지 말라! 강정마을 주민들은 이제 아파할 힘도 없다. 흘릴 눈물도 남지 않았다. 어찌 이다지도 잔인할 수 있는가? 

 

지금이라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지역구 의원 위성곤과 청와대와 중앙부처 관계자들은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추진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국가차원의 진상조사를 천명하고 앞장서라!

  

2021. 05. 27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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