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함 라파엘 페랄타는 당장 제주해군기지를 떠나라
2월 27일 제주해군기지에 미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 (USS Rafael Peralta (DDG 115))가 입항했다. 미군함 라파엘 페랄타(DDG-115)는 2021년 5월 호주 호위함 발라랏이 온지 근 2년만에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국제군함이다. 우리는 미군함 라파엘 페랄타가 당장 제주해군기지를 떠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 또한 평화의 섬 제주를 미국 군대를 위한 기항지로, 미국 동북아 패권 전략의 전초기지로 전락시킨 제주해군기지를 당장 폐쇄할 것을 요구한다.
미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는 알레이 버크 급으로 이는 줌월트 급보다 한 단계 낮다. 그러나 미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는 9,200톤으로 최신형을 제외, 현재까지 제작된 모든 알레이 버크 급 중에서도 가장 근래에 건조된 것이자 가장 공격적인 군함에 속한다. 이 군함은 2017년 부터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모든 미 이지스 구축함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군함이다.
이 군함은 또한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스탠다드 미사일 3, 그리고 핵 탄두를 장착하고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즉 방어망이라기 보다는 공격망으로 불려야 할 미국 미사일 방어망 시스템의 핵심 군함 중 하나이다.
미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가 왜 이 시점에서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는치는 분명치 않다. 몇 년 전부터 미군함들을 비롯한 외국 군함들은 언론에도 알려지지 않은 채 연합 훈련들 전후로 소리 소문 없이 들어오기 일쑤였고 그 때마다 쓰레기를 불법적으로 대량 배출하고 가곤 했다. 목격자에 의하면 4대의 관광 버스가 왔다는 데 300명이 넘는 승조원들을 태우고 제주 곳곳으로 돌아다닐 것으로 짐작된다.
미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의 입항은, 그러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동북아에 부쩍 고조된 군사적 긴장을 반영한 것으로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17년 7차례에 거친 미국, 캐나다, 호주 함의 입항 및 1차례 미군함의 해상 무단 작업 이후 국제 군함들이 강정에 온 것은 2018년 관함식 때 21척의 국제 군함, 2019년 미해경함의 입항, 2021년 호주함 발라랏을 꼽을 수 있다. 한 때 코로나 감염병으로 뜸했던 국제 군함들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은 가장 공격적인 미 이지스 구축함의 입항으로 다시 시작되는 것인가.
이제 며칠이면 구럼비 발파 11주년이다. 불법, 폭력, 거짓과 사기로 세워진 제주해군기지는 강정주민들과 제주도민들의 피눈물 위에 세워진 것으로 2019년 5월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는 ‘정부와 제주도 및 여러 국가기관이 해군기지 반대 측 사람들에게 보여준 부당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진상규명을 촉구’ 한 바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의 모든 국가적 범죄는 낱낱이 진상 규명되어야 하며 부당하게 세워진 제주해군기지는 폐쇄되는 것이 옳다. 더구나 평화의 섬을 전쟁의 섬으로 만들고 생태계를 악화시키며 기후 재앙을 촉진하는 전쟁 기지 아닌가? 이 제주해군기지가 폐쇄되지 않는 한 제주와 동북아의 평화는 미국의 패권 전략 아래 끊임없이 위협받고 유사시 전쟁의 희생물이 될 것이다.
미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은 칼날 위에 선 제주의 시간을 단적으로 입증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리전으로 하며 핵 선제 공격 언급도 서슴지 않는 미국/나토와 역시 핵 사용가능성을 언급하는 러시아, 핵선제 공격을 규정한 북한의 핵 법령과 윤정권의 핵무장론, 일본 재무장화로 동북아와 전 세계의 평화가 핵전쟁의 기로에 서 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북한, 중국, 러시아에 대한 적대시 정책은 역으로 상대방의 미사일 발사와 군사훈련을 불러오고 군사적 긴장 고조의 악순환만 증가시킨다. 군사행동에 쓰이는 모든 비용은 그것이 파괴시키는 민생 안정, 생태계 회복. 기후 재앙 대응에 쓰여야 한다.
올해 1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반도위원회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비하는 모의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권고했으며. 2월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한 보고서는 확장억제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의 핵 계획 협의체를 설립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미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의 입항이 이 모든 재앙을 예고하는 사건이 되지 않을까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불필요하고 위험한 모든 군비증강과 군사적 긴장 고조에 반대하며 군사기지 없는 비무장 평화의 섬을 기필코 만들 것이다.
미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는 당장 제주를 떠나라!
제주를 전쟁의 섬으로 만드는 제주해군기지 당장 폐쇄하라!
생태계를 파괴하고 기후 재앙 악화시키는 모든 전쟁 훈련 중단 하라!
민중은 군비증강 아닌 평화적 대화와 공존을 원한다!
2023년 2월 28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